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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HUNT), 모두가 스파이 모두가 사냥꾼

by 씨네마사파리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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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것인가, 말 것인가

감독으로서 이정재를 평가할 수 있는 영화이며, 성공적이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현실에서 부분적으로 차용한 것 같았다. 정우성 배우가 맡은 김정도 부장의 동인이 되는 5.18. 광주 사태, 영화에서는 태국에서의 테러로 묘사된 아웅산 테러 사건, 5공화국, 중앙정보부나 보안사 등등 근현대사의 특징들이 잘 어우러져있다. 80년대 초반에 대한 관심이 많거나 지식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재미있는 감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여기에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의 작동 원리, 내부의 적을 찾기 위한 숨막힐 듯한 심리전, 동료를 서로 이잡듯이 털어내는 스토리 라인까지 녹아들어 정말 탄탄한 시나리오가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액션이나 추격 장면도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대체적으로 관객이나 평단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주말에 딱 보기에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카메오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그 카메오들을 죄다 죽여버리는 것도 대단하다. 이것도 감독으로서 이정재의 역량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김남길, 유재명, 황정민, 이성민, 박성웅, 조우진, 주지훈 등등이 모두 우정출연에 이름이 올라가있다. 제대로 얼굴이 나오지 않는 사람도 많다. 자세히 드려다봐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다시 한 번 대단하다.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한국계 일본인, 재일교포, 자이니치......

헌트는 정우성과 이정재 배우의 쫓고 쫓기는 스파이전과 심리 묘사, 그리고 반전이 백미이다 보니 포커스가 그 둘에게 맞춰져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나오는 고윤정 배우가 맡은 정유정이라는 역할에 눈길이 갔다. 최근에 읽은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탓이었을까. 파친코에 보면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이민 1세대와 그의 자손들은 수시로 끊임없이 국적을 선택하기를 강요받았다고 한다. 일본으로 귀화하거나, 아니면 남한 혹은 북한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남, 북한 중 어느 한 곳을 선택한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확인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그들이 국적을 선택하는데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세대마다 또 각자의 이유가 있었다. 이민 1세대들은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꿈꿨다. 그러나 분단은 어디 하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았다. 파친코에서 보면 북한으로 건너간 사람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고, 남한은 독재가가 지배하는 가난한 나라였다라고 표현한 문장이 나오기도 한다. 북한이 싫었지만 조총련에서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줬다고 하는 장면도 있다. 일본에 대한 북한의 공격적인 정책이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든든함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정유정이라는 조총련계 인물 또한 바로 그런 역사의 흐름을 배경으로 갖고 있는 인물같았다. 뚜렷한 서사가 나오지는 않지만 그런 점에서 이해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자막이 필요하다. 폭발음에 묻힌 대사

최근 티빙에서는 한글 자막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 만들어지는 드라마나 자체 제작 오리지널 프로그램에는 한글로 자막을 볼 수 있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제공되던 것이다. 자막이 왜 필요한가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외국 영화를 수입해서 상영할 때 자막 대신 더빙을 하는 나라도 많다고 한다. 이유는 아무래도 문맹률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문맹률이 낮은 나라에서 굳이 자막 서비스가 필요한 것일까라고 의문이 들 것이다. 우선 한글 자막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청각장애인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 같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도 꽤나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대사가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나 녹음이 잘 안된 경우도 흔하다. 자막에는 배우들의 역할 이름도 나오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헌트는 장르의 특성상 자동차 추격이나 총격전, 폭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배우들의 대사가 묻혀서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일쑤였다. 재미는 있지만 잘 들리지 않는다는 리뷰도 종종 보인다. OTT에서 자체 제작 외에 영화를 서비스할 때도 자막 처리가 된다면 더욱 즐거운 감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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