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즈 가문의 떠오르는 샛별
오랫동안 셜록 홈즈는 사랑받는 캐릭터였다. BBC에서 만든 셜록 3부작에서는 홈즈의 형이 등장하지만 메인 캐릭터가 되지는 못했다. 에놀라 홈즈는 또 새롭게 등장한 홈즈의 여동생이고 넷플릭스에서 메인 캐릭터가 되어 두 번째 영화까지 나오게 되었다. 코난 도일의 소설에서는 본 적이 없다. 상상력이 만들어 낸 새로운 캐릭터인데 DCEU에 보면 슈퍼맨도 있고, 슈퍼걸도 있다. 애기 슈퍼맨을 지구에 보내면서 사촌 누나도 보냈는데 슈퍼맨보다 늦게 도착해서 여동생처럼 되어버린 캐릭터다. 하지만 이 슈퍼걸도 꽤나 드라마에서는 성공해서 DC 드라마 쪽에서는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다. 아무튼 홈즈의 추리력을 공유하고 있는 에놀라는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온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는 여성의 참정권이 없던 시기이다. 에놀라의 엄마는 이런 시대에 저항하는 캐릭터이고, 당시의 여성들과는 많이 다르게 과학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인과관계를 중요시하며 액션도 잘한다. 아무튼 이런 엄마를 그대로 빼닮은 에놀라는 1편에서 멋지게 한 건을 해결하고 물론 당시 시대 상황 때문에 모든 것은 듀크베리스 사건으로 귀결되기 했지만 어쨌든 2편에서 탐정 사무소를 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에놀라 홈즈 2는 1편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셜록과 에놀라, 그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조력자 에이든, 듀크베리스 등이 그대로 나온다. 셜록의 형인 마이크로프트는 어렸을 때 잠깐 등장한다. 그리고 셜록의 영원한 적수 중 하나인 모리아티, 영원한 소울메이트 왓슨도 나온다. 어쩌면 드라마 셜록(베네딕트 컴버비치)이나 영화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닝 쥬니어)와 같이 홈즈가의 세계관을 구축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3개의 홈즈가 마치 스파이더맨 멀티버스처럼 한데 뭉쳐지는 날도 오려나. 이러다 보면 에놀라 홈즈의 자리가 좀 약해지겠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리고 모리아티는 BBC 셜록보다는 훨씬 이해하기가 쉬웠다. 드라마 속 모리아티는 너무 복잡한 인물이라 동기조차 잘 파악이 안 되었는데 이번 경우에는 훨씬 명확하고 선명했던 것 같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역시 2편도 1편과 맥락을 같이 하는데 여성, 노동 운동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주된 배경은 영국의 성냥 공장이다. 성냥이 작다보니 근로자는 거의 다 여자이고, 아마도 싼 임금이 또 한몫을 한 것 같기도 하다. 영화에서 언급하기를 공장에서 만드는 위험한 화학물질이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간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고 한다. 최근의 스타벅스 캐리백 같은 사건도 인체에 유해한 물질인 폼알데히드가 가방에서 검출되었기 때문인데 당시는 화학물질과 위해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 또 여성 노동자에 대한 처우도 척박했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약간 아쉬운 점은 탐정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장점이 여성 노동자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충분히 되살아나질 못했다는 점이다. 탐정 영화의 묘미는 추리하고 논리를 세워 단숨에 범인을 잡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반전과 스릴러 이런 것들이 충분히 나와줘야 하는데 그게 좀 잘 안된 것 같다. 그리고 듀크베리스와의 연애. 이것이 꼭 필요했을까. 어쩌면 인간관계라는 것도 또 중요한 가치 중 하나였을 것 같다. 홈즈에게 왓슨을 소개해주는 걸 보면. 그리고 많은 등장인물들이 흑인과 여성으로 설정되어있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특히 홈즈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엄마인 걸 보면 더욱 그러하다. 에놀라는 엄마와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지만 셜록은 약간 다른 히스토리를 갖고 있는게 분명하다.
이번 흥행의 여부에 따라 3번째 이야기도 만들어질지가 결정될 것이다. 1편과 2편 사이에 에놀라인 밀리 보비 브라운 배우도 꽤나 커버린 느낌이다. 듀크배리스인 루이 파트리지는 처음 등장 때 느낌이 많이 빠졌다. 셜록 홈즈인 헨리 카빌은 자꾸만 수퍼맨과 겹쳐 보이긴한다. 헨리 카빌은 특히 넷플릭스 공무원처럼 위처 등에서도 열연해주고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줘서 너무 고맙다. 아무튼 다음 속편을 또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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